런던 여섯째날
시차에 적응이 된 나의 몸은 6시가 되니 자동으로 눈이 떠진다. 또다른 움직임이 조용 조용 방을 떠나고 있다. 미국에서 컨퍼런스에 참석차 온 예의바르고 총명하게 생긴 언니다. 하룻밤의 만남 이었지만 난 매일 아침 현관문을 떠나는 언니들의 엄마를 자청한다.(이렇게 많은 젊은 친구들과 짧은 만남과 이별을 주고 받을꺼란 생각을 하지 못한 탓인지 매일 아침 알수없는 허전함이 함께한다.)
히드로 공항으로 가는 언니를 배웅하고 오늘 일정에 집중한다, 윈저성! 그곳은 또 어떤 곳일까?
식구들의 아침 (오늘이 마지막 아침이니 냉장고에 남은 음식들을 모두 닥닥닥! ) 을 준비하고 변함없이 비타민 음료 (이곳에 와서 언니들에게 배웠는데 대다수가 아침마다 스파클링 비타민을 물에 타가지고 나간다) 를 만들고 내려오는 순서대로 아침을 끝낸다. 그런데 제니퍼가 보이질 않는다. 늘 일정에 차질없이 "안녕히 주무셨어요!"하며 나타났는데. 길씨왈! 제니퍼는 아직 취침중이란다. 워터루역을 가야하는 우리는 시간이 많지 않다. 그러나 무리했던 어제의 일정을 생각하면 제니퍼에게 조금 더 시간을 주기로 한다.
으~앙! 계단을 내려오는 제니퍼. 뭔가 예사롭지 않다. 가슴이 철렁한다.
길씨는 이미 얼굴이 허옇다, 제니퍼의 왼쪽 볼이 두배로 부풀어 있는게 아닌가! 제니퍼는 아파서 침도 못삼키고 목도 가누질 못한다. 이런 난감한일이 또 있을까! 남편은 병원에 가자하고 보모로 따라온 길씨는 책임감에 우왕 좌왕이고 ...
내일은 프랑스로 떠나야한다 여기서 잘못 판단하면 모든 스케줄이 또 꼬여버릴게 분명하다.
우선 길씨에게 묻는다 예전에도 그런 적이 있었는지? 길씨왈! 예전에 팔을 베고 자서 그런적이 있기는 하단다.
자! 정리를 하자, 임파가 부어 그런 거라면 찬 물수건으로 찜질을 하면 될것같다. 우선 찬수건을 하나 만들어 집을 나선다. 무언가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제니퍼와 길씨는 이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받아 들일게 뻔하다.
남편은 제니퍼를 안심시키느라 야! 런던 병원도 한번 가보자 보험도 다 들어놓고 왔는데 뭐가 걱정이야 그렇지!
나는 찬수건을 제니퍼 볼에대고 걷고 또 지하철(옆자리 영국 아줌마 얼굴은 나보다 더 근심스럽게 제니퍼를 쳐다본다) 을 타고 제니퍼에게 금방 나아질꺼라 안심을 시키고 있지만 마음은 천근 만근이다 정말 큰일이다. 어쩐다?
이궁리 저궁리에 워터루역에 도착한다 지금은 8시 35분, 이곳은 교외에서 들어오는 기차와 지하철이 연결되는 곳 인듯하다. 카페와 패스트 푸드샵 그리고 사람들로 아침 기차역은 너무도 분주한 모습이다. 이중에 우리들까지 ....
표를 사기전에 제니퍼를 점검한다. 집을 떠난지 50분! 만일 지금까지 증상에 차도가 없다면 우리는 오늘 일정을 포기하고 병원을 가야한다.
이게 왼일이야! 제니퍼의 볼은 부기가 반이상 가라앉았고 목도 부드럽단다. 너무 고마운 일이다 고맙고 또 고맙다.
제니퍼야! 고마워~~~~~~~~~~~~~
제니퍼의 증상에 힘을 얻은 우리는 표를사고 제니퍼 아침을 사기위해 버거킹에 들어간다, 마치 제니퍼를 위로나 하듯이 꼬마 팬케잌을 팔고있다. 6개 한봉지에 메이플시럽, 제니퍼가 행복하기에 충분한 아침이다. 뭐라도 사줘야지. 더없는 호의가 베풀어 지는 시간, 30분 정도를 기다리는 동안 처음 확인할때보다 눈에 뜨이게 가라 앉고있다. 감사 감사 또 감사다. 제니퍼 엄마에게는 하나 밖에 없는 딸이니 무탈하게 돌려 보내야 한다. 제니퍼 때문인지 신경이 2배로 예민해진 아침이다.
제니퍼가 휴식을 취하는 동안 남편은 역 주변을 돌아본다,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는 런던너들을 위한 자전거 보관대. 공간활용을 위해 이층으로 만들어 놓은것이 눈길을 끈다. 이층에 있는 자전거는 어떻게 올리고 내리는지?
자! 윈저 성으로 가는 기차표다.
고민이 많았던 오늘 일정이었다. 캠브리지를 갈까? 옥스포드를 갈까? 브라이튼 비치를 갈까? 그리니치를 갈까? 그러나 지금 이순간은 제니퍼의 안위만이 생각되어질뿐....
기차 시간표를 확인한다.
날씨는 봄 나들이 하기에 퍼펙트! 기차는 적당히 자리를 채우고 역을 출발 하더니 40여분 만에 윈저&이튼 리버사이드 역에 도착한다. 기차에서 내려 앞사람들을 따라 걷는다.
윈저&이튼 리버사이드 역 전경. 5분쯤 걸었을까?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언덕을 오르니 성을 끼고 소박하고 작은 가게들이 보이더니
이내 윈저성의 일부가 보이기 시작한다 버킹검 궁처럼 화려하지는 않으나 왠지모를 위엄을 드러낸다. 마치 우리아들이 어릴적 가지고 놀던 레고브럭의 성모양과 비슷한 느낌이다.
성 오른편에는 기념품점, 레스토랑, 호텔들이 보인다. 아마도 이곳에서 머무는 관광객들도 있는모양이다.
벌써 사람들이 많이보인다. 제니퍼 때문에 오늘 일정을 듣지 못했는데 남편왈! 이곳에도 11시에 근위병 교대식이 있단다, 그래서 입장하기전에 기다리자는데...햇살이 따뜻하니 기다리는건 문제가 아니나 제니퍼가 걱정이된다.
빈의자를 찿아 자리를 잡자 남편은 제니퍼의 지루함을 달래주기위해 윈저 성을 설명하기 시작한다.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500명 이상)이 살고있는 성이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로얄 패밀리들이 이곳으로 피신을 하여 지냈으며 지금도 여왕님께서 자주 주말에 들러 쉬시는곳 이란다.

어느새 사람들이 입구쪽으로 몰려 들고있다. 제니퍼도 엄마에게 보여 준다며 핸드폰을 동영상 모드로 바꾼다. 아픈걸 잊은건지? 나아 지느건지? 무언가 집중 하는걸 보니 안심이 되긴 하는데... 아직은 조금 부어있다.
제니퍼 볼에만 집중하는사이에 뿜빠 뿜빠 밴드가 울리더니
경찰들이 관람객들을 통제 하고.....제니퍼! 요쪽에서 찍어!
군중들은 환호한다. 제니퍼! 잘 보이니?
붉은제복의 근위병들이 나타난다. 버킹검 궁에서는 좀더 가까이 보려고 이리저리 뛰었는데 오늘은 바로 내앞을 지나고 있다. 관람이 수월하다. 제니퍼에게는 더없이 다행이다.
제니퍼는 열중한다, 동영상 촬영으로 제니퍼는 흥분한듯하다. 아유! 제발 나아지길 그리고 별탈 없기를 ...
밴드연주의 긴여운을 따라 우리는 입장을한다. 왠지 분위기가 무겁다.
표를 사고 입장을 하려니 공항처럼 금속 탐지기 검색대를 지니가야 한다 마치 다른나라 입국 수속을 하는것처럼 살벌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직원들은 친절하다.
검색대가 다가 아니었다. 좀전에 들어간 근위병들이 교대를 마치고 성을 나갈때까지 우리는 줄이쳐져 있는곳에서 또 기다린다. 일반인들에게 공개를 하려니 보안이 철저하다.
멀리서 볼때만큼 그리 근사해 보이지 않는다, 역시 신비주의 그거 때론 중요하다. 둥근 모자만 보여야 하는데 조기 저 근위병의 주근깨 까지 보이니 영 ~아니다.
이제 윈저 성을 밟아보자.
아! 성이 정말 아름답고 중후하다. 여왕님께서 좋아하실만하다.
담장은 봄꽃이 만발해 있고 고성은 그들앞에 주인처럼 위풍당당 하다. 저곳의 이름은 The Round Tower. 그냥 보이는 대로 지은 이름이다.
이제 입구를 들어선다. 촘촘한 돌들로 치장된 저문이 밤에는 가로등 불빛에 무슨 모습을 하게될지 궁금해 하는 동안 제니퍼는 우리보다 한참을 앞서 달린다.
제니퍼! 조심~~~~~~~~해!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