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6일 목요일

윈저 (윈저성~이튼스쿨)


어! 이게뭐지? 작고 날카로운 돌조각들을 촘촘히 박고 돌을 쌓아 올렸다. 아마도 적군이 쉽게 성벽을 오르지 못하게 한것이리라. 옛사람들의 지혜가 놀랍다.

나의손은 한참을 더듬어 간다. 몇 백년전의 누군가와 손때 묻은 대화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니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나온다."더 모트 에듀케이션 룸"
제니퍼 ,길씨, 우리딸은 입구쪽이 있는 크라프트 재료를 가지고 책상에 앉는다. 미술 선생님과 앉았으니 뭐라도 들고 나오겠지?  제니퍼의 흥미꺼리가 있어 또 다행한 마음이 든다.


20분후...

와우~! 길씨는 세사람을 동반한다. 붉은 제복의 근위병, 노란 깃털모자를 쓴 부인, 자주빛 공단 드레스를 입고 있는 부인.

두여인은 근위병의 호위를 받으며 무도회라도 가나보다?


둥근 타워 아래로 생각치못한 정원을 보게된다. 얼마나 많은 공주와 왕자들이 저곳에서 뛰고 놀았을까? 


몇군데 기념품 삽이 눈에 보인다. 이곳 물건들은 왕실 문양의 악세서리들과 병정 장난감들이 눈에 들어온다. 남편은 이곳에서 아들의 선물을 고르고 있다. 이 아빠는 자기 아들이 지금 몇살인지 알기나 하는거야? 여보 ~~~아들이 대학 졸업반 이라니까!
길씨와 제니퍼!  오늘 1+1 인줄 아는가 보다 바구니가 하나 가득이다.


"퀸 메리의 인형의집"과 "스테이트 아파트먼트"를 들어가기전 윈저성 아래 마을 을 내려다본다. 우리들의 서있는 높이를 느끼고 있다. 정말 높이있다.


우리는 인형의집은 생략한다 줄이 너무 길다 . 오늘은 제니퍼가 무리하지 않도록 최대한 마음을 쓰기로 했다.

스테이트 아파트먼트로 들어서니 오래도록 모아온 갖가지 앤티크들(병사들의 무기들 ,깃발, 문양들, 장신구들)들이 잘 정리 되어 있으며 오래된 가구들도 보기좋게 진열되어 있었으나 사진 촬영은 할수가 없다.

윈저성의 안쪽 정원.


홀로 서있는 근위병이다 .사진 촬영을 위한것 같아보이니 사진 찍기가 미안해진다.그래서 우리는 생략.


교회가 우리를 부른다. 세인트 죠지 채플이다.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내부는 찍을수 없다.

채플 안은 정말 깔끔하고 단정하며 장식이 없다. 우리처럼 낯선곳에서 지쳐있는 이방인들의 피로를 씻어내기에 좋은 공간이다. 한참을 앉아 여행을 묵상한다. 오랜만에 조용하게 나를 내려놓는 시간이다.


윈저를 뒤로하며 시내투어를 하던중 앞에가는 아가씨 모자 한컷. 자기집 가든에서 몇송이...햇살에 지친 우리에게 웃음을 주기에 충분하다.
지금은 점심시간! 익숙한 간판(플랫 어 맹고 or 이트)을 찿고 있으나 어디에도 보이지를 않는다.

어~! 써브웨이다.
우리딸 눈이 좀 크기는 크다. 정말 반갑다. 남편이 좋아하는 곳이다 좋아, 비교하기에 좋은 기회다. 뉴질랜드의 맛 그리고 플랫 어 맹고와의 맛.
점심은 디럭스 콤보여서 모두 맛을 보기에 충분했으나 빵 맛은 역시 플랫 어 맹고다. 어유! 언제 또 먹어보나 런던 의 샌드위치를.



산책처럼 윈저의 테임즈강을 거닌다. 잔잔하게 떠다니는 오리들은 더할수없는 오늘의 조연들이다. 예쁜놈들..^^

호텔인가? 일층에 레스토랑이 보이니말이야!

강아래 유람선 선착장이 보인다.

다리를 건너 이튼 마을로 들어선다.


정말 작은 골목에 올망졸망한 가게들과 카페가 자리잡고 잇다. 진열된 물건들은 고급 스럽다.


10여분 정도를 느리게 걷는다. 차 한대도 지나가지 않는 한가한 오후의 거리.

거리끝에 작은 우체국이 보인다. 누군가에게 엽서 한장을 쓰고싶게 하는 그런곳이다. 마리아에게 요 꽃그림 엽서를 한장 보내야 겠다고 마음 먹는 순간 아! 주소를 모른다. 늘 익숙하게 드나들던 그집앞 우체통위에 적힌 숫자가 기억 나질 않는다. 10번지인가? 38번지 인가?

언제쯤 이었을까? 우표를 붙혀 보내본 편지가. 아! 요즘 우리는 이메일 세상에 살고있다. 일정에 쫓겨 드문 드문 보내는 이메일로 대신해야 겠다, 마리아! 미 ~~안. 마음만 받아줘요.

두번째 당첨자, 62번지에 살고있는 우리아들, (수채화 물감 으로 그린 크릿켓 하는 장면의)카드한장에 엄마 아빠가 이번여행에 함께하지 못한 서운함과 미안함 그리고 무탈하기를 바라며 몇자 적는다. 아들은 알겠지! 요 작은 지면에 얼마나 큰 우리 사랑이 담겨 있는지....

아들! 미안~~~~~~~~~해.

이튼 스쿨 전에 정말 작은 다리가 하나 있다. 예쁘다 이 마을에 딱 어울리는 그런 작은 다리, 얼마나 오랜동안 이곳의 학생들의 발걸음을 담아 냈을까?


드디어 이튼 칼리지에 도착한다.
이곳이 개교 568년을 맞이한 유명한 이튼 칼리지 이다. 1440년 헨리 6세가 이튼타운에 거주하는 가난한 학생들중 70명을 장학생으로 선발하여 설립한 이학교는 역대 총리 19명을 배출하였다.

"워터루 전쟁의 승리는 바로 이튼 스쿨의 운동장에서 결정되었다"는 말을 남긴 (나폴레옹을 물리친) 웰링톤 장군도 이곳 출신이다.


이학교를 더욱 유명하게 만드는 교풍으로 "페어 플레이 정신에 투철할것" "남의 약점을 건드리지 말것" "배신하지 말것" "약자를 배려 할것"등의 교육의 틀이 오늘날의 영국의 젠틀맨 십을 유지해오는 정신적 지주이다.

그리고 영국의 귀족들은 국가 이익을 위해서도 솔선수범하며 희생을 감수하는데 전쟁시에는 자녀들을 기꺼이 전쟁터로 보내며 영국의 지도층 자제가 입학하는 이학교의 졸업생들 중에 2000여명이 1,2차 대전당시 목숨을 잃었다.

이것들을 가리켜 흔히 귀족의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제"라고 한다.

현재 영국 케머런 총리와 윌리엄 왕자도 이학교 출신이다.


약13세가 된 소년들은 이튼 칼리지에 입학하여 대학에 들어갈 준비가 될때까지 공부를 하게 된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튼 스쿨 북쪽에는 가장 오래된 건물인 로어 스쿨 건물이 자리잡고 있으며 설립 당시 교실이 지금도 쓰여지고있다. 그리고 서쪽에는 늘어나는 학생들을 수용 하기위해 지어진 어퍼 스쿨이 있으며 남쪽에는 1441년에 지어진 교회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25개중의 하나인 하우스라고 불리우는 기숙사를 지나 가고있다.

단 한명의 학생도 볼수가 없고  학교를 살펴 볼수없으니 더욱 아쉬운 마음이다. 동화속에 나오는 그런곳을 다녀가는 느낌이다. 

느린걸음은 벌써 우리를 역앞에 데려다 주더니 기차는 벌써부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는지 타자마자 문이 닫힌다. 고단한 하루의 커다란 선물이다.

유리창 앞에 앉아 우리를 동행하는 세 종이 인형앞에 저녁 햇살이 곱게 쏟아진다.  
아! 런던에서의 마지막 저녁 햇살이다. 고맙고 감사하다 우리들의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있다.

아! 고마운 제니퍼! 오늘 하루가 얼마나 길고 걱정스러웠을까?
지금 제니퍼는 샤워를  끝내고 6일동안의 길고 힘들었던 영국을 정리하고 있다!  어린 제니퍼에게는 힘들었을 일정이었다. 마구 마구 기특하다.^^

길씨와 나는 짐정리가 바쁘다. 내일 아침 일찍 민박집을 떠나야 하기때문이다. 기차에서 먹을 간단한 간식 가방외에 모든 가방은 벌써 자물통이 채워지고 마지막 점검을 한다.

어! 유끼가 들어온다. 그녀는 내 옆 침대에서 일주일을 함께한 일본 친구다. 워킹 홀리데이 비자로 왔단다. 그런데 아직 일자리도 없고 잠자리도 마땅하지 않은가보다. 그녀와 몇마디 작별인사를 나누는 동안 계단이 소란스럽다.

어! 한국에서 도착한 일가족이다. 놀랍다, 아이들이 세명인데 런던과 파리를 여행 할거란다.
요즘 젊은 부모들 거침이 없다. 부럽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다. 아무튼 떠나는 전날밤, 민박집은  이렇게 만원이다.

내가 해야할 마지막일이 있다. 매니저와 작별 인사하기, 그리고 이틀치 라면 찿아가기.(10개)
않하던 일을 하려니 부끄럽지만 나도 어설푸게 배낭족 흉내는 내야겠기에...그리고 내남편의 아내 이기에.

떠나는 자들은 쉬이 잠을 청하지 못하고 런던의 밤은 깊어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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