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아이에서 런던 야경 구경하기"

어디쯤에서 함께했을 수학여행 학생들. 황금빛 광장을 렌즈에 담는사람들,한국어,영어,독일어,러시아어,일어.... 많은 언어들이 황금빛 광장으로 빨려 들어가는 지금 나는 사랑하는 연인을 남겨놓고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멀리보이는 런던아이로 옮긴다.
동네 유원지에서 타 보았던 그저 그런 낯익은 모습의 런던아이가 보인다.
다리위에는 소풍날에나 만나볼수있는 장사꾼들로 넘쳐난다. 장난감 파는사람, 티셔츠 파는사람, 땅콩을 조려 파는 사람(중동쪽 음식인가 보다), 컵속에 주사위를 넣고 속임을 쓰는 도박놀이에 심취한 사람들, 몇푼의 동전을 위해 백 파이프를 부는 사람. 고단한 하루 였을 그들의 얼굴도 황금빛으로 화사하다.

뉴 밀레니움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런던아이!! 런던의 새로운 명물.
웁스! 이건 네모난 4인용 통이 아니다. 남편왈, 영국 브리티시 항공에서 135m 높이의 런던아이를 세웠으며 32개의 캡슐에 25명가량 탈수있단다. 아직은 아무것도 상상이 되어지질 않는다.
표 끊기를 서두르지않는 남편 무언가 꿍꿍이가 있나보다. 런던의 야경을 보기위해 1시간뒤에 탈거란다. 이제부터 오늘밤 나의 불행의 시작된다. 지금은 저녁 식사시간, 카페에 모든사람은 식사중이다.
길씨가 한국에서 들고온 여행책자에서 소개한 중국식당이 하필 우리옆에 있을게 뭐야. 배가 고팠을 제니퍼와 길씨! 저기에서 저녁먹자고 가격도 적당하고,사람들이 버글버글하다.
남편과 타진을 한다 그러나 돌아오는건 쌀쌀하게 안~돼! 남편의 속심을 알고있는 탓인지 갑자기 화가 폭발한다.
한끼 떼우고가면 좋을걸 뭐가 나쁘니~! ( 제니퍼를 앞세운다) 목소리는 이미 주변 살피지 않고 날카롭게 올라간다. (집에가서 라면을 먹겠단다. 언제가서, 지금은 7시가 넘어간다)
빡빡한 예산을 맞추고있는 남편과 우리 가족 문화(아주 쫀쫀하게 산다) 에 낯설은 길씨와 제니퍼도 챙겨야 하는 나의 기분은 런던 아이를 타기도 전에 엉망이 되어 버린다. 야경을 보기위해 기다려야하는 30분은 이미 찬바람이 냉랭하다.
제니퍼, 길씨, 우리딸 분위기 살피기에 바쁘다. 그래도 맘을 풀 생각이 전혀없다. 내친김에 계속 화를 낼 생각이다. 알수없는 심통이다.( 이건 앞으로 또 직면하게될 상황에 대한 경고성 반란 일께다)
이런 내 심사를 위로하듯 저 캡술통은 방금 공장에서 빼온듯 반짝 반짝 빛이난다.

우리를 위해 문이 열린다. 모두가 흥분으로 들떠있다. 가운데에 벤치가 놓여있다.
20명가량 빡빡하게 우리를 태운 이 달걀모양의 원통은 이제 우주 여행을 시작한다.
와아!! 정상에 오를때 즈음 불이 들어 오기시작한다. 8시가 되어가는 빅벤 !
초록불 꼬깔모자를 쓰고 또다른 런던의 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빅벤과 마법의 성 웨스트민스터 !
나의 성냄을 부끄러이 묻혀가야 하는시간 ! 그러나 여전히 표정을 풀지않는다.

하나가 된 이 유리공간의 사람들, 우리 모두 우주 여행자다!!
금방 떠난 저아래 세상은 밤의 축제를 시작한다. 우주 여행자들의 몸이 분주해진다.
전후좌우 자리를 바꿔가며 카메라 셔터 누르기가 바쁘다. 왜 아닐까?
가로수는 눈꽃을 털어내듯 수줍게 작은 꽃등에 불을 켜고 있고...
우주 여행자들을 위해 돌고있다고 믿고 싶은 회전목마!

이제 좀더 멀리 도시가 들어온다. 런던! 참 크다.

다시는 잊지 않겠다며 나의 사랑하는 연인에게 깊은 눈맞춤을 한번더!!!^^
다리 한편에 임뱅크먼트역이 보인다. 외관때문에 붙여진 별명이 "뮤직박스"

동쪽일까? 서쪽일까? 방향없이 눌러본다.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산업혁명이 시작된 나라, 영국 ! 250년의 세월동안 얼마나 많은 발명품들이 등장하여 오늘의 영국이 되었을까 궁금해진다.
워터루역의 지붕이 보인다. 유럽 기차역의 웅장함이 느껴진다. 며칠뒤에 우리도 가게 될꺼라며 남편이 한마디를 던진다.그러나 묵묵부답.
이 아름다운 런던의 야경은 우주 여행자들에게 한 나라의 부를 설명하기에 충분하다.
지상에 발을 디딘 순간 황홀했던 우주여행은 끝이난다. 옷깃을 여며야 할마큼 쌀쌀한 찬바람과 민박집으로 달려갈 신데렐라의 호박마차가 기다리고 있을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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