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5일 수요일

런던 첫째날 (2) ~트라팔가광장~세인트제임스파크~내셔날갤러리


오늘의 첫번째 미션은 트라팔가광장 찾아가기. 어제의 기억을 잃어버린 우리들의 발걸음은 민박집근처 버스정류장을 향해 가벼이 질주한다. 


버스에 오르며 어제구입한 트레벌카드를 운전사에게 보이니 아무런 문제없이 고개 끄떡!
출근시간이 막 지났을 이층버스는 한적하다.

학창시절  친정 아버지께서 사다주셨던 작은 모형물의 빨간색 이층버스,수없이 계단안에 손가락을 쑤셔 넣어보았던 기억때문일까? 아무런 낯설음없이 이층계단으로 오른다(물론 이버스는 신형이다). 그리고, 이왕이면 맨앞자리.

2층버스에서 내려다보니 런던은 도로가 무척좁다. 시내중심에도 편도1차선 내지는 2차선이 고작, 좁은 도로에서 한번에 많은 승객을 나르려는 그들만의 아이디어,  이층버스의 존재감이 무한대로 다가온다.(1954년에 처음 서비스를 시작 했단다)


갑자기 보슬비가 살짝 내리다 멈춘다. 지난 2주동안은 날씨가 너무 좋았다는데..


트라팔가 광장에서 버킹검궁으로 가는 길입구에 있는 애드머럴티 아치, 가운데 문은 여왕만이 지나갈수있다. 이 문을 지나 무엇과 마주치게될까?


버킹검궁으로 향하는 길, 더 몰 (The Mall)
길고  넓다 그리고 웅대하다.
 새로울게 없었던 여왕님! 거리만으로도 위대한 존재가 되는 순간이다. 


느리게 느리게 도착한 궁앞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있으나



"오늘은 근위병 교대식이 없습니다" 라는 안내문만이  허탈하게 우리를 맞이한다.
(짝수인날  근위병 교대식을 볼수있다.이날은 짝수임에도 취소가 됨)여행의 첫날인 우리들의 마음은 한없이 관대하다.

궁의 모습은 화려하지 않다. 광장주변은 2주일뒤에 있게될  윌리엄과 케이트의 로얄웨딩에 필요한 방송설치물들로 어수선하고 광장의 빅토리아 여왕 분수대만이 궁의 부족한 화려함을 보충하듯 웅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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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머금었던 우산은 다시 햇살위에 말려지고 행선지가 서로다른 여행객들과 섞여 공원의주변을  담는일로  카메라줌이 바쁘다. 다시 지나쳐야할 세인트 제임스공원은 그다지 크지 않았고 꾀가 나지않을만큼 걷고나니 트라팔가 광장으로 다시 돌아 오게된다.


광장 중앙에 세워진 탑위에는 트라팔가해전의 영웅 넬슨제독의 동상이 보인다.


광장의 많은 관광객들 하지만 그들은 내가 생각했던 그룹들이 아니다. 유럽 각처에서 쏫아져 들어온 수학여행 학생들,지금이 그들에게는 봄소풍 인가보다. 아!그렇다. 2시간 30분이면 런던과 유럽 본토를 연결하는 유로스타를 생각해낸다.


그들만의 추억만들기가 한창인 광장을 뒤로하고 오래도록 꿈꾸어왔던 미술관람을 위해 내셔널갤러리로 들어선다.

입구에서 미술관안내도를 펼쳐보니 오늘하루에 끝낼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전시실의 일부인 서쪽전시실과 동쪽 전시실을 보기로한다. 정말 사람이 많다. 한국에서온 단체 관광팀들도 눈에 띄인다. 이렇게 오길 잘했단 생각이 들만큼 그들의 발걸음은 바람과같다.

몇 개의 방들을 지나칠즈음 영어가 빈약한 길씨와 제니퍼의 얼굴표정이 굳어지기시작한다.다시 현관으로 향한다.오디오 서비스를 받기위해서다.어른이 빌리면 아이는 무료(진작에 할껄)자! 다시출발 해보자.

그림들은 잘 진열 되어있고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그림들을 볼수있다.각 방을 지키고 있는 미술관 직원들도 친절하다. 그리고 방마다 각기 다른모양으로 놓여진 의자들은 쉬어가기에 충분하다.그리고 또하나 사진촬영이 가능하다.

오늘은  서쪽 전시실에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암굴의 성모상"

아기예수가 여섯달 먼저 태어난 세례요한을 만나는 장면으로 성모가 손으로 감싸고 있는  아기예수가 세례요한을 경배하고있다. 해부학에 조예가깊어 손을 그리는데는 대가였던 작가는 성모의 손이 무언가 움켜쥘듯이 위협적으로 요한의 머리위에 있으며 성스러운 인간을 뜻하는 머리의 금테를 아기예수 머리위에서볼수있다.

이그림은 두점이 제작되었고 한점은 이곳에 또 한점은 파리 루브르에 소장되어 있단다.
내가 보고있는 이그림은 첫번째의그림에서 보였던 이단적인 메세지가 모두 사라진 작품이다.

500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르네상스시대 작품들을 관람하다가 나무위에 그려진 템페라 라는 문구가 자주 눈에 뜨이게된다. 방한켠을 지키고 있는 직원에게 물어야겠다. 템페라가 뭐예요?
직원왈 템페라는 "혼합한다"는 라티어에서 온 말이며 계란 노른자와 아교를 섞어 불투명 안료를 만들어 사용하는 화법이라고한다. 어떻게 그옛날의 사람들이 이런 생각들을 해냈을까? 그들이 일궈낸 문명앞에 깊은 호흡만을 내쉰다.

한가지 보충설명을 하자면 부두러운 색의 흐름을 낼수 없었고 유연성이 부족한 템페라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광택을 주기위해 네델란드의 반 아이크는 오일을  혼합하게되는데 ,이것이 유화의 출발점이란다. 그결과 르네상스이후의 거장들은 유화를 사용하게 되었단다.

구체적인 미술사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며 지금의 이 답답함은 우리의 "움직이는 미술사 "길씨에게 도움을 청한다.

동쪽 전시실에 있는 "고흐의 해바라기"

해바라기는 목사의 아들이었던 고흐에게  해바라기가 태양을 쫒아가듯 인간도 하나님을 쫒아가야 한다는 신앙심의 한 표현이며 범접할수없는 태양의 위력과 삶에 덧없음을 보여주는것이란다.

뒷배경이 노란 이곳의 해바라기는  그가 그린 11개의 해바라기중(한점은 2차 대전때 소실) 가장 걸작이다. 색상의 선명함과 부피감 때문일까 뒷면의 노랑은 누구의 말처럼 "우주에서 가져온 신비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림속의 다양한 모양의 해바라기들(막 피어나는 작은 꽃송이, 꽃잎이 시들어가는것, 꽃잎이 다떨어진 꽃)은 생명의 순환을 나타낸것이란다.
고흐의노랑, 나의발을 잡는다. 

동쪽전시실에 세잔의 "목욕하는 사람들"

근대화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프랑스 화가,구도와 형상을 단순화한 독창적 터치는 후에 야수파와 입체파에 영향을 주게되었단다. 그의 그림중 10%가 목욕하는 그림이라는데 이그림에서 보여주는 푸른하늘 그리고 뭉게구름때문일까? 생략된 인물표현들 때문일까? 모두가 벗고 있는 누드화 임에도 부끄럽지않은 따뜻함을 나눌수있는 아름다움에 또다시... 

레오나르도 다빈치, 고호,세잔 그리고 일일히 열거할수없는 수많은 거장들의 이름앞에 서있고보니 가슴은 설명할수있는 단어를 잃은채 흥분중이다. 남편이 한없이고맙다.(속으로 한마디, 고마워요!!!) 꿈인들 꾸었을까? 이런시간을 갖게될줄...

길씨! 미술을 전공한 그의얼굴은 상대적으로 어둡다.야! 기가 차다를 연발하는 그의 머리속은 이많은 거장들의 작품앞에 속수무책으로 그의 작품들을 내려놓고 있는 중이리라.?


나머지 그림을 위해 다음방문을 약속해준 남편과 우리는 광장에서 그림으로 피곤해진 눈에 다른광경을 담아본다.

런던 올림픽이 개막까지 앞으로 470일 9시간 14분 13초 가 남았음을 알리는 디지털 전광판.
2012년 7월 27일 이다.


광장 한켠을 지키는 퍼포머들 .누군가 동전을 놓아주면 석상처럼 서있다가 고맙다는 인사(갑작스런 움직임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깜짝 놀란다)와 함께 사진촬영을 함께하는 기회를 준다.
이들을 예술가로 봐야하나 구걸하는 사람으로 봐야하나?


갤러리 옆에 있는 세인트 마틴성당 계단에는 많은 사람들이 늦은 점심을 즐기고 있다.
점심이라,무얼 먹는다?


일단 걸어서 다음 행선지인 브리티시 뮤지엄쪽으로 방향을 잡아본다.


늦어지는 점심시간 ,런던의 골목길에서 만나는 작은 가게들과 런던 택시


깨끗하고 촘촘하게 서있는 건물들, 그저 카메라만이 한컷.우리들의 눈은 먹거리를 찿기에 바쁘다. 짙은 자주빛의 눈길을 끄는 간판, 넓은 유리창 안으로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샌드위치 바가 시야에 들어온다. 일단 한번 들어 가 보기로한다.


샌드위치 체인점, 프렛 어 맹거 (Plet A Manger) 불어에서 유래 "ready to eat"
가짓수를 셀수없는 빵종류들. 정말로 작은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사람들중 누구도 우리에게 눈길을 주는 사람이없다. 다들 먹기에만 바쁘다. 이 정도라면 실수가 되지않을  점심선택이다. 모두가 콜~~


각자 원하는 빵 한가지씩 그리고 칩스두봉지 음료와 커피, 제니퍼는 꼬마김밥 도시락.
바구니에 담아 계산을 끝내고나니 가게안에서 먹는 사람들의 빵들은 다시 둥근쟁반으로 옮겨진다. 이렇게 맛난 샌드위치는 정말 처음이다. 빵에다 무슨 소스를 발랐을까?

점심시간은 길지않았으나 미술관의 여운은 오래도록 온몸에 배여있다. 빨강 ,노랑 ,파랑 그리고 또다른 색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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